카테고리 없음

바람소리

너 때문이야 2023. 11. 10. 10:38

짧은 시간 이지만 밤새 요란하게 비가 내렸다
바람도 거셌다
내리는 밤비 보다는 날카로운 바람소리가 무섭다
어젯밤 부터 세차게 불던 바람은 여명이 밝아지자 더 거칠어지며 마치 금관악기의 협주곡 같다
부딪치는 물체에 따라 각기 다른 음색으로 반응한다
전선에선 윙 하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고 어딘진 몰라도 틈새를 파고드는 바람 소리는 섹섹 소리치고 무엇인가 날리는 소리는 펄럭이며 퍽퍽 소리를 낸다
기온도 많이 떨어졌다
새벽 3시경 기온이 8도다
내일 쯤이면 서리도 내릴 것 같다
절묘한 타이밍일까
입동이 지나자 추위가 찾아온다
오늘은 어떤 월동준비를 할까 생각 해 본다
아직 팥과 콩을 거두지 못했다
그래봐야 10여평 정도니 기온이 올라가는 한낮에 후딱 뽑아 말려야겠다

팥은 종류가 다양하며 야생팥도 많다
오랜세월 심어왔던 적두라 부르는 팥이 그나마 제일 많이 심는  품종 아닐까 생각한다
나 역시 적두를 10여평 심었다
팥의 이용 가치는 빵과의 조합이다
오죽하면 "앙꼬없는 찐빵" 이라는 말이 탄생 했을까
과거 같으면 시루떡이라 불리던 백설기 종류에는 팥고물을 많이 사용했다

요즘이야 주문만 하면 원하는 떡을 만들어 배달 까지 해 주지만 과거엔 모든 떡을 손으로 직접 만들었다
시루라는 도구는 떡을 만들 때 사용하던 일종의 찜통으로 흙으로 만든 커다란 질그릇이다
가마솥에 물을 붓고 시루를 앉힌다
가마솥과 시루의 연결부위엔 밀가루 반죽으로 틈새를 메우고 불을 지펴 수증기로 떡을 쪘다
떡과 빵을 만들려면 꼭 팥이 있어야 했고 아이들은 팥고물만 빼먹곤 했던 기억이 난다

팥은 원체 잘튀는 곡물이라 뽑을 때 부터 새색시 다루듯 잘 다뤄야 한다
꼬투리를 살짝만 건드려도 팥알이 튕겨져 나오기 때문이다
팥의 용도는 다양하다
빙수와도 잘 어울리는 곡물이고 주재료로 이용 할 땐 역시 팥죽이다
수수 경단이 있으면 팥죽의 백미를 즐길 수 있다
간혹 혼식에 이용 하기도 하는 데 팥에는 이뇨작용 성분이 있어 배뇨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팥은 병충해가 아직 까지는 적은 작물로 키우기 쉬운 작물이다
하지만 단위당 수확량이 적어 비싼 곡물에 속한다
팥은 주로 장마 전 부터 남부지방 같으면 7월 말 까지 심는다
팥 역시 콩과 식물로 토양 적응력이 높은 작물 이지만 습지는 싫어하는 작물이니 배수가 좋아야 한다
칼라 팥 이라고 특별한 색깔의 팥도 있지만 가장 무난한게 붉은 팥이다
팥만 수확하고 나면 김장을 하기 전 까지는  특별한 일이 없으니 나도 동면에 들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