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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도 내리고

너 때문이야 2023. 11. 25. 21:32

그제 밤 늦은 어둠속
창밖이 유난히 밝게  빛나 내다보니 어느새 내렸는지 흰눈이 옅게 내려 달빛이 반사되고 있었다
먹구름 속에 간간히 고개내민 달빛이 꽤나 밝았다
기온은 영상인데 꽤나 많이 쏟어지고 있지만 쌓이지는 안는다
첫눈
아직도 첫눈 이라는 말은 내겐 설레임이다
첫눈이 내리면 한번 주겠다던 그 여인도 멀리 떠났으니 이젠 잊어도 좋은 여인이 됐다
기온은 분명 영상인데 제법 많이 내리지만 쌓이는 눈은 별로다
그래도 달빛은 옅은 흰눈에 반사되어 어둠을 걷어가니 형설지공이 떠오른다
오늘은 얼음 까지 얼었다
이젠 따스한 봄날을 기다리기엔 너무 지루한 시간이 될 것 같다
길고 외로운 추위만이 내곁을 맴돈다
올해는 첫눈이 빨랐다
텃밭에 나가보니 밤새 영하로 떨어진 기온에 아욱잎이 축축 늘어졌다
아욱 뿐 아니라 상추와  시금치도 멍때리기를 하며 힘을 잃었다
상추와 시금치도 아욱과 같이 기온이 상승하면 다시 성장 하는 게 특징이라 다음달 초 까지는 충분히 견딘다
어찌됐든 이런 쌀쌀한 날이면 따근따근 함  보다는 뜨근뜨근한 사골 국물에 된장을 푼 아욱국도 좋다
서양인 보다는 동양인이 동양인 중에도 동북아인에게는 "기"의 병이 많은 것 같다
기는 힘 이지만 에너지와는 차원이 다른 힘이다
기는 혈액과 담음이 함께 움직이는 데 겨울 보다는 여름철이 훨씬 잘 움직인다
이는 겨울철 보온이 절대적으로 필요 하다는 것을 말한다
뜨거운 탕 종류를 먹고나서 시원함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식도와 소화기를 순간 이지만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인데 한번 움직인 기의 흐름은 당분간 잘 움직인다
그래서 탕 음식 문화가 발달 했을 것이고 겨울철엔 좋은 음식이며 절제만 된다면 술도 추위를 이기고 기의 흐름을 좋게하는 음식이다
긴긴 겨울철은 등 따습고 배부르면 최고인데 월동준비를 얼만큼 했느냐에 달렸다
시골에선 고구마와 밤만 있어도 겨울을 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땅콩도 있으면 좋지만 나는 땅콩은 준비를 못했지만  겨울을 나는 덴 충분히 준비가 됐다
이 겨울의 외로움만 견디면 봄날은 맞이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