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봄과 기을은
황사로 인해
희뿌였다
5월이 넘어야 황사가 물러가는 데 남녘의 들녁은 6월 까지는 황사가 낀 듯 희뿌였다
보릿짚을 태우는 시기기 때문이다
5월 말부터 시작한 보릿짚 태우기는 6월 내내 이어진다
보릿짚을 태우는 이유는 벼를 심기 위함인데 보릿짚을 태우지 않으면 물에 둥둥 떠서 모심기에 지장이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농사가 그렇지만 별로 남는 것도 없는데 딱히 심을 게 없으니 보리를 심는 것이다
과거엔 보리밥도 없어 못 먹었지만 요즘은 보리가 남아돌아 가격도 오르지 않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심는다고 한다
우리말에 겉보리 서말만 있어도 처가살이를 면한다고 했다
요즘이야 개념이 바뀌었지만 과거 같으면 무능한 남자가 처가살이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존심 상하는 일이였다
그러니 겉보리 서말만 있어도 처가살이는 안한다는 뜻이다
얼마나 먹고살기가 힘들었으면 이런 말이 생겼을까?
약간은 매콤 하지만 보릿짚을 태우면 보리 특유의 구수한 향기도 연기속에 묻어난다
보릿짚을 태우기 무섭게 논에 물을 대고 로타리를 친다
서둘러 모를 심어야 쌀 한톨이라도 더 건질수 있기 때문이다
6월은 해무가 낀듯 하얂 연기속에 꿈을 꾸며 살아간다
폐기물 같으면 치명적 이지만 그나마 농업 부산물 인지라 참고 견딜만 하다
농사를 짓는다면 누구라 할 것도 없이 모두가 하는 일이다
연기는 하늘로 올라가서 무엇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