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과일값은 내 생전 가장 비싼 해였다
비단 나만 그렇게 느낀건 아니고 전국민이 과일값 때문에 슬픈 미소를 지어야 했다
그럼 그렇게 과일값이 비쌌으면 수확량은 적었지만 가격이 수확량에 비해 몇배 비쌌으니 농장주들은 떼돈좀 벌었을까?
그것도 아니란다
역시 유통 상인들 배만 불렸다고 한다
금년은 일단 작황이 좋다고 한다
일단 그걸 입증하는 게 우리집 사과가 비교적 잘됐기 때문이며 새떼 관리만 하면 될 것 같다
전문 농가에선 어떡게 새떼를 관리하는지 몰라도 나로서는 대안이 없다
그렇다고 과수원을 하는 것도 아닌데 특별한 시설을 할 수도 없고 걱정이다
내가 꽃나무를 안심는 이유는 과일나무 꽃도 아름답기 때문이고 과일이 커가는 모습과 함께 붉게 익으면 그 시각적 가치가 상당한데 문제는 새떼다
사실 과일나무 심어놓고 새떼 때문에 속앓이 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꽃나무 심는 게 속 편하긴 하다
헌데도 과일에 꼿히다보니 해마다 서너주 씩 접붙이기를 하여 늘리고 있다
같은 과일에도 픔종이 다양하다
조생종도 있고 중생종도 있으며 늦가을에나 먹을 수 있는 만생종도 있다
주로 추석을 전후해 수확하는 사과라면 중생종이다
품종 이름은 모르겠다만 벌써 시식회를 마쳤다
제법 사과가 굵어졌다
대부분의 과일은 익기전에 갑자기 굵어진다
중생종 사과에선 달콤한 향기가 나기 시작하는 데 이때 부터가 본격적으로 굵어지는 시기다
인간도 달콤한 향기에 끌리듯 새나 들짐승들도 향기에는 미친듯 몰려든다
새들의 영리함은 봉지를 씌운 과일을 찢고 쫀다는 것이다
그놈들 입장에선 그게 먹고사는 방법이고 농부 입장에선 막아야 먹고 산다
요즘 익어가는 품종인데 사과가 각이 졌다
크고 단맛이 강하지만 내 입속에 들어오리라는 생각은 안는다
내가 독립기옥에 살다보니 새떼를 이길 능력이 안된다
아직은 덜 익었으니 붙어있지 10여일 후면 새떼들 울움 소리에 귀가 아플 정도다
중생종이 익어갈 때는 기온이 높아 그 향기가 대단하다
중생종은 힘들지만 흔히 부사라는 늦가을 품종은 스프링쿨러를 이용해 새떼를 쫓아보려 한다
들고 날때 스프링쿨러를 작동하여 위협을 가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실험삼아 한번 도전해 보자
금년엔 사과맛을 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부사 정도는 그래도 몇알 수확이 가능한데 추석 쯤 먹는 사과는 올해도 새들에게 납품할 것 같다
공생을 위해 내가 희생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놈들은 벌써부터 함께 먹고살자고 덤빈다
그래
먹어라
나도 최소한의 방법은 강구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