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이 가면 꽃이 핀다는 것도 잊었다
바람이 불면 여인의 마음 처럼 흔들린다는 것도 잊고 살았다
무엇이 그리 바빴기에 세상 가는 줄 모르고 살았던가?
그저 마음을 비우고 속세와 격리되고픈 마음에 모든 인연을 꾾고 살았을 뿐이다
인연은 끊었지만 계절과는 인연을 끊지 못했다
곁에 있지만 소중한지 몰랐고 소중한지 몰랐으니 변화에도 둔감했다
연중 행사건만 잠시 잊다보니 변화가 시작 됐다는 걸 오늘 알았다
산수유와 매화 나무에 꽃망울이 맺었다
변화가 시작 됐다
봉선화 연정 처럼 "손대면 톡 하고 터질것만 그대"다
입춘이 지났다지만 이제야 봄이 온다는 걸 실감한다
봄은 역동의 계절이다
이곳저곳에서 새로운 생명이 솟아 오른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어릴 땐 이쁘지않은 게 없다
잡초 또한 언 땅을 뚫고 솟을 땐 이쁘지만 4월만 되면 잡초로 짐이 된다
이제 매화와 산수유 꽃이 피기 시작하면 꽃들의 향연이 시작된다
떡본김에 제사 지낸다고 꽃본김에 서둘러 양파도 심었다
더 늦기전에 양파를 심어야 한다
양파를 심기엔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묘종만 있다면 지금 심어도 충분히 굵어진다
물론 가을에 심어 뿌리를 내린 양파만은 못하다
모종으로 저온처리만 되면 3월 까지 심어도 된다
봄이 온다는 건 농사꾼 들에겐 바뿐 계절이다
기계화가 됐다지만 그래도 농사는 많은 부분 몸으로 때워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업이 아니라면 새싹을 키운다는 마음으로 아기를 돌보듯 하면 노년의 지루함을 달래기 좋은 소일거리다
봄이 오는 길목에 설 명절 까지 겹쳤다
모든 분들이 풍요롭고 행복한 시간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