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때도 견디던 농작물이 밤새 불어온 이름없는 바람에 찢기고 쓰러졌다
참 나쁜 대통령이 아니라 나쁜 바람 이다
옥수수 몇 개 심었던건 밤새 너구리 녀석들의 행패로 보이고 그 옆 단감나무는 바람에 꺾이고 부러진 것 같다
덜익은 옥수수지만 너구리 놈들은 순서대로 껍질을 벗기고 덜여문 옥수수를 하나하나 시식을 했으니 이놈들을 어찌 혼을 내줄까?
먹으려면 일단 벗겨야 한다
식물이든 여자든 곱게 벗겨야 먹기가 좋다
홀라당 벗길수록 좋다는 것 잊지마시길
단감이야 서너달 있어야 익지만 옥수수는 일주일만 있으면 먹을만한데 아깝다
벼만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건 아니다
농산물이란 날이 갈수록 무거워지니
작은 바람에도 크게 흔들리는 법이지만 어젯밤엔 바람도 제법 세계 불었다
아무리 공생 이라지만 농작물에 주둥이 부터 들이대는 녀석들은 이뻐 할 수 없다
김흥국이 족속인지 왜 그렇게 주둥이를 들이대는지 미치겠다
인간은 지능이 있다지만 들짐승에겐 학습이나 선천적 직감이 뛰어나다
옥수수도 먹을 때 쯤이면 귀신같이 안다
땅속에 있는 땅콩도 너구리와 새떼는 잘여문 콩만 골라 파먹는다
귀신 곡한다는 말이 실감난다
텃밭을 가꾸다보면 히한한 일을 다 겪는다
특히 외진 곳 이라면 심각한 수준이다
야생동물 퇴치 방법을 찾지 못하면 아무것도 해먹지 못할 지경이다
그렇다고 꼴난 농사나 지으며 밤새나가 춤추고 노래할순 없는 일
안그래도 너구리 녀석들이 올 때가 됐는데 했건만 너구리가 바람 까지 몰고와 휩쓸었다
별것 아니지만 바람이든 야생동물이든 한번 지나치면 여간 속상한게 아니다
불치병이나 난치병엔 약이 많듯 야생동믈 퇴치 방법도 여러가지다
그만큼 효과가 없으니 방법도 많은 것이다
처음 몇일은 그런대로 효과가 있는 듯 하지만 아무리 미천한 놈들 이라지만 그놈들도 자신의 목숨 까지는 빼앗지 못한다는 것을 학습으로 익히면 그땐 할아버지 부터 증손자 까지 모두 데리고 와서 가족 파티를 즐긴다
이젠 농사에도 인공지능 퇴치기를 도입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