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긴 더위에 붉그스레한 이놈의 이름은 사과다
하루하루 붉은 색이 더해질 때마다 가을도 깊어지고 우리들 마음도 풍요로워 진다
사과는 특히 장에 좋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사과는 저녁 보다는 아침에 먹는 게 좋다고 한 것이다
저녁에 먹으면 밤새 장운동으로 인해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고 한다
가을은 빯갆게 이뻐지는 계절로 대부분 붉은 색 위주다
홍로라는 사과 품종인데 9월 중순경이 수확 적기지만 8월 초면 단내가 나기 시작한다
단내가 나기 시작하면 새떼가 몰려온다
주로 산까치가 떼를지어 몰려오면 성목 한그루 쯤은 10여분이면 깨끗하게 청소가 된다
참 지겨운 놈들이다
우리집엔 홍로가 몇 주 있지만 10년 이상 된 성목은 한주고 세주는 지난해 접붙인 것이다
홍로는 다수확 품종이며 중생종으로 9월 중순이 수확 적기다
하지만 10년 동안 성목에선 사과를 몇 개 못따먹었다
집에서 50미터 쯤 떨어진 곳에 심어서 새떼 공격을 받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난해 접붙인 이놈은 집에서 가깝고 길가라 남아있는 것이다
내년엔 옮겨 심던가 가까운 곳에 새로 접을 붙어야 할 것 같다
홍로는 단맛이 강한 품종이다
대부분 사과라는 게 단맛과 신맛이 잘 조합 됐다면 홍로는 단맛만 발달한 품종이라 하겠다
약간 각이진 모양세로 대과형이며 추석을 전후한 제례에 사용하기 딱 좋은 품종이다
죽쒀 개준다고 문앞에서 50미터 쯤 떨어져 있는 나무는 포기하고 내년엔 집 가까운 곳에 새로 접붙이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지난해 접붙인 나무다
대목의 나이가 몇살이냐에 따라 수확 년령이 달라진다
대목 나이가 3년 이상이면 접붙이고 다음해 부터 수확이 가능하다
가급적이면 심고자 하는 장소에 미리 대목을 심어놓고 뿌리를 내리게 접붙이기 1년 전에 옮겨 심거나 아예 그곳에서 대목을 키우면 좋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접붙이기 기술을 배울 필요가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고 평생 한두주 키울 사람 이라면 그냥 사다 심는 게 속펀하다
내가 꽃나무를 안심는 이유가 홍로라는 품종은 꽃도 아름답지만 가을이면 이렇게 사과가 익어가는 모습에 반했기 때문이다
화무십일홍이라 했다
아무리 붉고 아름답다 한들 십여일을 넘기지 못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가을 사과는 하루하루가 다르다
그 붉은 빛이 아침마다 더해지는 모습은 꽃과는 비교가 안되며 지속되는 시간도 한달 이상이다
늦가을에 수확하는 저장용 부사라는 품종도 맛이 들어간다
아직 색깔에는 변화가 없지만 홍로를 수확하는 9월 중순이면 변화가 시작 될 것이다
홍로는 지금 먹어도 사과맛을 느낄 수 있다
이르다고 맛이 없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늙은 것 보다는 싱싱한 영계가 좋다고는 하지만 너무 어리면 비린내가 난다는 이치도 잊지말길 바란다
전문농가가 아니라면 과일나무 중 복숭아 포도 사과는 집 가까운 곳에 심어 방조작업이 가능한 곳을 선택해야 관리도 편하고 수확도 가능하다
멀리 심으면 죽쒀 개주는 꼴이 되니 참고하면 좋다
복숭아 포도 사과의 홍로같은 품종은 새떼들의 공격에 취약한 픔종 들이다
지난해 같이 사과값이 아니라 금값인 해는 언젠가 또 올 것이지만 금년엔 안정적인 가격이 형성 될 것 같다
몇 주 안되지만 일단 우리집 사과가 풍년이다
물론 새떼들에게 빼앗긴 건 있지만 그래도 풍년이니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 하겠다
천고마비의 계절
하늘이 높고 말만 살이쪄서야 되겠는가
우리들 마음이 더 성숙 해지고 개석열 똥거니 년놈들 마음에도 변화가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