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밤을 저장 할 수 있다면 좋지만 장기간 저장 하려면 특별한 시설 없인 힘들다 농산물가공 이라고 해서 뭔 대단한게 가공은 아니다
농가에서 농산물을 말리거나 염장하는 행위도 1차 가공이다
식품을 보관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열대지방은 같으면 냉장이나 냉동이 필수지만 온대나 한대지방 같으면 겨울철을 대비한 채소류의 보관을 위해 가공을 해야 한다
요즘은 기술의 발달로 건조기나 냉동 화학약품을 이용한 보관 방법이 많이 발달 했지만 과거의 보관 방법은 염장이나 자연건조 방법 밖에는 없었다
염장식품의 대명사는 김치며 건조식품엔 고추가 있다
건조를 할 수 있는 식품도 우선순위가 있다
당장 먹고살기 위한 식품이 우선이다
요즘은 과일도 많이 건조 하지만 과거엔 생각지도 못했다
당장 배굶지않고 먹고사는 게 우선이였기 때문에 간식거리를 준비 한다는 건 생각 할 겨를이 없었다
가을에 흔히 할 수 있던게 호박고지 가지고지 풋고추 말리기 무우 말랭이 등과 같이 당장 먹고살기 위한 식품이 우선이다
간식거리로는 곶감 고구마 말랭이 찐밤 말리기 등이 있다
요즘이 한창 밤이 나올 시기다
요즘은 먹거리가 풍부하니 찐밤을 말리는 일은 거의 없지만 예전엔 찐밤 말리기를 많이 했다
찐밤을 말리면 딱딱 하기가 돌뎅이 같았다
그래도 겨울철 아이들 간식으론 이만힌게 없었다
찐밤을 말려 입속에 넣고 깨물면 겉껍질과 속껍질이 잘 분리된다
속 알맹이만 입에넣고 침으로 불려가면서 먹으면 참 고소했지만 사실 건조밤 몇개만 먹으면 배가 더 고팠다
침이 많이 생기다보니 소화가 그만큼 빨랐기 때문에 배고픔이 심했다
가을철은 식품을 말리기 좋은 조건이다
기온이 낮고 건조하며 바람까지 더해주니 식품을 말리기엔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밤은 장기간 보관하는 방법이 없으니 쪄서 말리는 게 가장 좋다
모래에 묻으면 좋다는데 실행 하기도 쉽지 않지만 관리도 쉽지않아 시도하긴 머뭇거리게 된다
과거 토종밤은 그나마 씨알이 작으니 쪄서 말리면 잘 말랐다
헌데 우리집 뒷산 밤은 개량종이라 쪄서 말린다고 다 마르는 게 아니다
그나마 잔놈은 마르는 데 큰놈들은 마른 것 같지만 속엔 곰팡이가 핀다
말렸다가 겨울철 깨보면 속 중앙이 시커멓게 곰팡이가 쓸어있다
그래서 개량종은 쪄서 가위나 전지가위를 이용하여 중간을 한번 잘라줘야 잘 마른다
요즘이야 먹기가 번거로으니 밤을 건조하는 사람이 없지만 우리집은 뒷산이 밤나무 밭이라 줍는 량이 많아 어쩔 수 없이 쪄서 말리게 된다
그리고 봄이면 다 버린다
그래서 가을철이면 밤줍기를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또 줍게 된다
금년에도 줍지 말자고 다짐을 했건만 4번 주웠는 데 벌써 두말이 넘었다
요즘 밤을 쪄서 말리는 게 일이다
금년엔 알밤이 거의 없고 송이째 떨어져 밤줍기가 수월치 못한데도 시간만 나면 뒷산에 오르게 된다
밤송이를 까서 주워도 2~3십분만 주우면 서너되 이상 줍는다
이 밤을 어떡게 이용할까 생각하다 보니 닭을 키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지난 해에는 병아리와 오리를 10마리 사왔었다
문제가 생겼다
우리집은 독립가옥이라 까마귀가 없었다
헌데 갑자기 까마귀 몇 마리가 나타나더니 싹 잡아갔다
까마귀가 사냥을 한다는 걸 지난해 알았다
그래서 닭 키우기도 쉽지 않구나 하는 경험을 했다
밤줍기는 보통 10월 중순이면 끝난다
앞으로 10번만 더 주워도 대여섯말 이상은 줍는다
또 닭 생각이 난다
늦가을이나 겨울철에 병아리 몇 마리 사다키울까 하는 생각을 또 하게 된다
우리집 뒷산 밤은 대부분 멧돼지 먹이로 이용된다
하지만 금년처럼 송이째 떨어지면 멧돼지들에게도 피곤한 가을이 될 것이다
이런 해는 겨울철에 올라가도 밤을 줍는 경우가 있다
밤을 효율적으로 이용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 닭 생각이 난다
밤을 사료로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누구는 이렇게 말한다
밤을 팔아서 닭을 사먹으라고
헌데 개량종 이라고 해도 산밤이기 때문에 벌레먹은 놈들이 꽤 많다
팔아먹을 상품가치가 안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닭이나 오리를 키우는 건 계란이나 오리알을 얻기 위해서며 잘 되면 닭이 병아리를 몰고 다니는 모습을 보기위함이다
그런 날이 올까 모르겠다